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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이민 현실 알고 가세요 (feat.어학연수 2년차)

by 알고있지만 2024. 3. 1.

 

저는 캐나다에서 2년째 어학연수 중입니다. 캐나다로 이민을 오려고 하시는 분들이 캐나다 이민 현실을 제대로 알고 결정하셨으면 해서 2년 동안 살아보면서 직접 느낀 제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대부분 캐나다 이민을 염두에 두시는 분들이라면 투자 이민이 아닌 경우라면 어학 - 컬리지나 직업학교 - 취업 - 영주권의 절차를 밟게 됩니다.

 

 캐나다 정부 이민점수 계산하기 

 

 

캐나다 어학연수 1년비용 후기  

 

캐나다 이민 현실

캐나다 어학연수

 

저도 이민에 아예 뜻이 없던 것은 아니었어서 어학원 1년 차에는 이민을 고려하고 많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이민을 하기로 결정했다면 2년 차에 직업학교나 컬리지를 갔어야 하는데요, 전 영어공부를 1년 더하고 한국으로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저는 이민을 안 하기로 한 사람이기 때문에 이 글의 내용은 이민에 대해서 다소 비판적인 글일 수밖에 없는데요, 다만 과장은 하지 않고 현실 그대로를 말씀드릴 겁니다.

 


어쩌면 1년밖에 안 살아 본 사람이 캐나다에 대해서 얼마나 알겠냐고 하실 분들도 있겠는데요, 이미 영주권을 가진 가족이 10년째 거주하고 있으며 전 4번째 방문, 1년 반째 거주 중입니다.

그리고 이미 10년 이상 오랫동안 이곳에 적응해서 사신 분들보다는, 최근의 한국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제가 이곳의 현실을 비교해 드리는 것이 더 정확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건 이민을 오려는 목적일 텐데요, 자녀 교육을 위해서라든지, 다른 나라에서 살아보고 싶다든지, 하는 어디에 이민의 목표를 두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것입니다. 또한 현재 개인의 경제력에 따라서 개인마다 상황이 다르게 적용되겠지요.

제가 말씀드리는 내용에 그 이유가 있다면 눈여겨 읽어보시기를 바랍니다.

 

쉽지 않은 이민절차

캐나다 도심


이민을 결심하신 분들이라면 한국의 유학원이나 이민수속 전문 업체를 통해서 수속을 진행하실 텐데요, 업체는 인터넷에서 매우 손쉽게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서로 경쟁적으로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홍보를 그렇게 많이 한다는 건 유학이나 이민에 대해서 우호적인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이에 속으면 안 됩니다. 유학 후 이민의 결과는 그 누구도 책임져 주지 않습니다. 하물며 당장 우리 애가 캐나다에 입국해서 갈 수 있는 공립학교조차 유학원에서 약속해 줄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업체는 그냥 법무사 업무를 대신해 주고 약간의 정보를 주는 곳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학원 1년 비자로 입국해서 반년만 지나도 다음번 비자를  준비해야 하며, 그 비자가 나온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다른 나라에 산다는 건 그런 겁니다. 그냥 이 나라에 내가 체류하는 자격을 유지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매우 피곤한 일이며 돈이 들어야 하며, 비자가 나오기 전까지는 불안을 안고 있어야 합니다.

 

부모의 비자기간과 아이의 비자 기간이 일치하지 않는 일은 다반사이며, 그러다 보면 비자 연장은 연례행사가 아닌 몇 달 만에 다시 해야 하는 일이 됩니다. 아이의 학기와 비자 기간이 안 맞기도 하며 부모님 또한 진학하게 되면 비자를 연장하거나 바꿔야 하는 등 3개월 정도 소요되는 비자 연장 업무를 지속해야 합니다.

단순히 비자를 연장하는 일만도 이렇게 곤욕스러운데 영주권을 얻는 일은 어떨까요? 운이 좋게 몇 년 만에 영주권을 따신 분들의 글을 가끔 커뮤니티에서 발견하기도 합니다. 그런 분들은 진짜 운이 좋은 겁니다.


지금 여기 주위 한국분들의 영주권 받은 후기는 소설책 1권으로도 다 쓰지 못할 정도로 유여곡절이 많습니다. 거기에 들어간 비용도 만만치 않고요. 영주권 수속에 들어간 비용을 말씀드리는 게 아닙니다. 그간 불안정한 고용을 유지하면서 생활비 등의 지출로 계속 마이너스를 견뎌야만 합니다.


캐나다는 이민자의 나라라고 해도 될 만큼 이민에 개방적인 나라입니다.
왜일까요? 국토 면적이 세계 2위입니다. 물론 너무 추워서 사람이 못 사는 곳도 많이 있죠. 그런데도 인구는 우리나라보다도 훨씬 적게 살고 있죠.
인구 밀도가 적어서, 인구가 없어서 이민자를 받는 걸까요?

제가 정치는 관심이 없어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저는 캐나다 정부가 이민자들을 받아들여서 경제를 유지하는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실생활에서 왜 그렇게 느꼈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캐나다 어학연수 전 생각해볼 내용

 

저는 지금 캐나다 동부 쪽 대도시에 거주하고 있는데요, 코로나 이후에 유학생들이 갑자기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엄마와 같이 오는 조기 유학생, 일본 대학생, 남미 학생들과 이제 중국인이 조금씩 들어오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오는 엄마들은 최소한 연 5,000만 원은 여기서 소비할 겁니다. 남미 학생들은 환율 따지면 자국에서 부모님의 경제력이 좀 되는 아이들이 유학을 옵니다. 보통 8개월 정도의 어학연수에 약 1500만 원 정도 소비하는 것 같습니다.

 

어학원의 학생수가 빠지게 되면 학원 선생님들도 바로 실직을 하게 됩니다. 각 나라의 유학원에서 홍보를 하고 유학생을 모집하며 캐나다로 보내면 어학원에서 유학원에 커미션을 제공하는 시스템입니다.

 

우선 어학원 유학을 온 학생들 중 일부는 단순한 진학을 희망하기도 하고 일부는 이민을 위한 진학을 생각합니다. 최근 한국어머님들은 아이들 경험을 쌓아준다고 1~2년 단기 유학 후 귀국을 하기도 합니다.

 

 

여기서는 단기거주 말고 이민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단기 조기 유학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이민을 원하는 경우에는 어학 점수를 따고 직업학교나 컬리지에 입학을 합니다. 1년 학비가 우리나라 대학등록금 보다 더 비쌉니다.

 

새로운 나라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이니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봐야 하겠죠. 한국에서 20살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과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취업입니다. 영어가 정말 유창하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취업이 쉽지 않겠죠. 우리나라에서 동남아 외노자가 대학 나왔다고 쉽게 사무직 자리 안주는 거랑 똑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취업이 되어야 영주권을 진행할 수 있는데, 돈을 들이지 않고서 이 영주권을 위한 취업을 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택할 수 있는 길은 육체노동이나 서비스업에 취직을 하거나, 영주권이 쉬운 멀리 떨어진 작은 도시로 이주하거나 돈을 주고 취업자리를 사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온 다음에는 정해진 기간만큼 열심히 묵묵히 참고 일을 해야 하지요. 그리고 어학점수 등 자격을 갖추고 영주권을 신청하게 됩니다.

 

캐나다 이민 방법은 다양하고 이민법은 수시로 변동이 되기 때문에 제가 말씀드리는 절차가 꼭 맞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개인 능력차도 분명히 존재하고요.

 

어쨌든 가장 중요한 건 언어와 취업과 그 기간 동안 버텨낼 경제력입니다. 그 과정들 중에 어느 것 하나 쉬운 건 없습니다. 우리나라에 외국인 유학생이 들어와서 한국말 익히고 학교 졸업하고 2~3년 안에 안정적인 영주권 신청이 가능한 직장에서 1년 이상 근무해야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언어와 이방인 낙인


영어를 얼마나 하시나요? 전 8개월간 어학연수를 받았는데도, 나이가 있어서인지 이건 변명일 수도 있겠네요. 아직도 빠른 말은 못 알아듣습니다. 물론 1년 전보다는 낫지만 아직도 한참 멀었습니다. 한국인 가족과 살고 취업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영어를 쓸 일이 많이 없다 보니 영어가 잘 안 늘더라고요. 영주권을 생각하신다면 IELTS 6.5 이상은 나와야 합니다. 보통 대학들도 6.5 나 7을 입학 조건으로 받고 있습니다. 이민을 염두에 두신다면 영어공부에 대한 결의는 당연히 갖고 계셔야 합니다.

 

 

캐나다는 이민자의 나라답게 정말 다양한 인종이 모여서 삽니다. 그래도 미국보다는 인종차별이 덜하다고 알려져 있죠. 덜한 거지 없는 건 아닙니다. 한국의 위상이 높아졌다고들 하는데요, 그래도 여기도 꼰대 아재들은 한국이 어디 있는지도 모를 수도 있습니다. 코리아 하면 김정은만 떠올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시내가 아닌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면 더합니다. 캐네디언들에게 우리는 아시아인 이방인일 뿐입니다. 저도 시내에서 조차 길 가다가 이유 없이 인종차별을 당했던 적도 있습니다.

 

 

비싼 렌트비와 세금


코로나 이후에 세계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렌트비 또한 매우 비싸졌습니다. 캐나다 또한 렌트비가 정말 비쌉니다. 작년인가부터 외국인의 자국 부동산 매수를 금지시키기도 했었는데요, 렌트비가 정말 비쌉니다.

 

그리고 캐나다가 복지혜택이 많다고 알려진 만큼 세금 또한 정말 많이 가져갑니다.

 

제가 있는 곳은 15% 정도인데요,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미용실에 가서 여자 머리 커트를 하는데 70불입니다. 여기에 세금 15%를 더하고 팁 15%~20%를 더하면 내가 내야 하는 금액이 됩니다.

 

낮은 공교육 수준


캐나다 이민을 자녀가 있는 분들이 자녀 교육 때문에 고려하시는 분들이 많은 걸로 압니다. 캐나다 공교육 수준이 어떨까요?  사립을 보내실 예정이거나 한국에서처럼 사교육을 같이 진행하신다면 상관없으시겠지요.

 

전 아이학교에 처음 가보고 너무 놀랬습니다. 아이에게 전해 듣는 수업의 방법이나 질이나 이런 건 제쳐두고 시설을 보고 너무 놀랬습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안전상 문제로 저렇게 방치했다면 뉴스에 나올 정도입니다. 학교의 저런 시설을 보고 가만히 있을 한국 부모님은 안 계시리라 장담합니다. 떨어져 나간 천장과 폐기되어야 할 피아노와 등등.. 이게 현실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단기 조기유학 왔다가 사립으로 옮기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비싼 대학등록금

토론토대학교


영주권을 받기 전에 자녀가 대학에 가게 된다면 대학 등록금이 많이 비쌉니다. 학비만 1년에 최하 3500만 원에서 5000만 원은 드는 걸로 압니다. 그래서 자녀를 데리고 이민을 오는 부모님들의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아이가 대학을 가기 전에 영주권을 해결해야 하니까요.

 

긴 겨울과 우울함

눈 내린 캐나다


세계지도를 펴고 캐나다를 찾아보시면 위도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위쪽입니다. 제가 있는 곳은 북한의 함경도쯤 됩니다. 춥습니다. 겨울은 5월까지입니다. 한국은 30도가 넘었다는 뉴스를 접해도 여긴 아직 눈이 덮여 있기도 합니다. 겨울 스포츠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긴긴 겨울을 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겨울이 길어서 사람들이 우울해지니까 이 나라에서 대 마가 합법일까 하는 생각을 해본 적도 있습니다.

 

느린 행정

캐나다 정부 사이트 바로가기

 


한국의 빠른 인터넷과 행정처리를 경험하고 살아온 사람은 여기서 속 터지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공공기관에 전화는 한 번에 연락이 된 적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어떤 업무처리할 일이 있습니다. 먼저 인터넷으로 예약을 합니다. 이 예약은 공무원과 전화 통화를 할 예약입니다. 예약일에 공무원한테 전화가 옵니다. 공무원이 안내한 대로 준비해서 우편을 보냅니다. 그럼 결과가 우편으로 옵니다. 이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모든 일의 행정처리 절차가 이렇습니다. 전화를 못 받았다면, 처음부터 다시 하셔야 합니다. 그저 웃음밖에 안 나옵니다.

 

저는 우편으로 오는 비자를 못 받아서 낭패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걸 재발급 신청해서 다시 받기까지 얼마나 가슴 졸여야 했는지 모릅니다.

 

캐나다 의료

캐나다의 한 병원


나이 들어서 영주권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가시는 분들의 가장 큰 이유가 의료서비스 때문입니다. 제 주변의 아직 40대 영주권 가진 한국인 분들도 나이 들어서는 모두 한국 가서 살 거라고 합니다.

 

복지국가답게 캐나다의 의료비가 무료인 건 아시죠? 물론 다 무료는 아닙니다. 치과, 안과 등의 일부 치료비와 약 구입비는 자부담입니다.

 

캐나다는 미국과 접해있죠. 힘들게 공부 많이 해서 의대를 졸업했다고 칩시다. 바로 옆의 영어를 같이 쓰는 미국에서 의사를 할까요? 캐나다에서 할까요? 미국의 의료비가 비싼 건 모두 아시지요? 그만큼 의사들도 많이 벌지 않을까요? 능력 있는 의사분들은 다  미국으로 빠져나간다고 합니다.

 

여긴 본인의 가정의에게 예약 후 가정의가 상급 병원 가라고 해야 다시 예약하고 상급병원을 갈 수 있습니다.

 

최근에 가족이 눈길에 발목을 삐었습니다. 여긴 겨울에 미끄러짐 사고는 아주 흔합니다. 예약하는 데 이틀, 병원 가서 의사 만나고, 다음날 다른 곳에 가서 엑스레이 찍고 전화로 결과 듣고 끝입니다. 아무 처방도 받지 못했습니다. 3주간 붕대사서 감고 목발 사서 짚고 다니고 사비로 침 맞았습니다. 침 한번 맞는데 90불 이더군요.

 

병원비는 무료니까 안 냈지요. 그렇지만 한국에서 병원비 낸 돈보다 더 많이 들었습니다. 허비한 시간까지 계산하면 비교 불가입니다.

이런 병원 이용 관련된 사례들은 주변에 너무도 많습니다. 한국에서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들이 여기서 펼쳐집니다.

 

스키장에서 손목이 골절되었는데요, 스키장 의무실에서 손목에 임시로 택배 상자를 잘라서 부목이라고 대어 주더군요.

 

아는 동생의 주치의는 나이가 80이 훌쩍 넘으신 분인데 진료를 하십니다. 몇 년 전부터 퇴직한다고 계속 그러셨다는데, 의사가 없어서 퇴직을 못하고 계신답니다.

 

제가 너무 어두운 현실만 알려드렸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저는 이민을 안 하기로 결심한 사람이기 때문에 부정적인 면만 부각되었을 겁니다. 다만 과장되진 않았습니다. 캐나다로 이민을 오시는 이유와 본인의  영어실력이나 현재 상황, 경제적인 부분과 추구하는 삶의 방향등 너무도 제각각의 이유가 있을 겁니다. 이민의 종류도 너무도 많고, 본인이 더 쉬운 길이 있는 분들도 분명 있으실 겁니다.

 

다만 캐나다 이민 생활이 현실적으로 이렇다는 건 알고 오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밖에 살아보니 우리나라가 좋은 나라 더군요. 핼조선이라도 그리워지더군요. 제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